애니메이션 제작사 소개 <가이낙스>
가이낙스는 1987년 나온 극장판 애니메이션 『왕립 우주군』의 제작을 위해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회사입니다.
원래는 『왕립 우주군』의 제작이 끝나고 나면 바로 해체할 생각이였지만,
높은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한
『왕립 우주군』때문에 빚을 많이 지게 되서 그걸 갚기 위해 애니 제작활동을 계속 해나가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로봇물의 전설 『건버스터』를 내놓고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빚을 다 갚고
수익을 짭짤하게 올리게 되면서 계속 애니메이션 제작을 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이낙스란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은 오타쿠들이 세운 애니메이션 회사라는 겁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2차대전 종전 직후 데즈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패전 이후 자신감을 상실한 일본 국민들에게 적을 멋지게 무찌르는 아톰의 활약은
깊은 인상을 남겨 주었죠.
『철완 아톰』의 성공 이후 일본 애니계는 급속하게 팽창하게 되고
『우주전함 야마토』나 『은하철도 999』, 『기동전사 건담』같은
초기 명작들이 등장하는데요, 이때까지만 해도 애니메이션 스태프들은 문학작품이나
영화의 연출방식을 따랐습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영역인 애니메이션에 영화나 문학의 방법론이 적절하게 맞을리가 없죠.
성공과 실패를 거듭합니다.
바로 그때, 1세대 오타쿠들의 모임인 가이낙스가 등장합니다.
그들은 하루종일 애니를 보던 덕후들이였기에 어떤 연출방식이나 내용 전개가 애니메이션에 적합한지,
본능적으로 줄줄이 꿰고 있었죠.
덕후들의 시각으로 볼때 어떤 요소를 집어넣어야 좋은 작품을 만들수 있을지 잘 알았던 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장점을 활용합니다. 철저히 덕후들의 테이스트에 맞춰진 작품을 만드는 것이죠.
『건 버스터』, 『오타쿠의 비디오』,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같은
그들의 대표작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스토리라던지 캐릭터, 연출기법들이 모조리 과거 작품들의 패러디,
혹은 오마쥬로 점철되어 있고
그것에 그치지 않고 그런것을 조금 더 '애니메이션에 맞는', 혹은 '오타쿠들이 더욱 더 열광하게끔'
최고의 완성도로 만들어 냅니다.
그게 가이낙스의 특징입니다. '오타쿠들이 만든 오타쿠를 위한 애니'를 만드는 회사라는 것.
그런 작품에 덕후들이 열렬한 반응을 보내주는건 당연한 수순이였습니다.
가이낙스는 결국 성공하고 많은 팬을 만듭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잘나가지 못하는 제작사이기도 합니다. (에반게리온을 제외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