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플롯 연출에 대한 설명
1. 설정/세계관 설명 방식(플롯 노출)
작중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설정과 세계관을 설명하는 작법을 익스포지토리
다이얼로그(expository dialogue)라고 하는데
실제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는 다른 설명조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설정과 세계관의 이해를 돕는 것이
목적입니다.
2.플롯의 종류
우선 스토리와 플롯의 차이에 대해 말을 하고, 그 다음에 플롯에 대해 설명.
1) 스토리 :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건을 순차적으로 배열한 것입니다.
단순하게 의미 그대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1시에 뭐했고 2시에 뭐했고 3시에 뭐했고 다음날 뭐했고.)
그렇기 때문에, 플롯에 직접 언급이 안되어도(애니에서 직접 나오지 않더라도)
우리가 유추해낼 수 있습니다.
2) 플롯 : 작가가 재구성한 사건의 인과적(因果的) 질서를 의미합니다.
이건 애니,영화,소설 등에 서술된 순서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데스 트랩>
우리가 가끔 "말 할 시간에 죽이란 말야"라고 우스갯소리를 하며 비꼬는 플롯입니다.
다 어른들의 말못할 사정이 있는 법입니다.
데스 트랩을 사용하는 목적은 주인공이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① 악당이 주인공을 쉽게 죽일 수 없는 상황을 미리 만듭니다.
② 악당이 진심으로 주인공을 죽일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③ 악당이 주인공과 "지적 대결"을 펼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사이코적인 성격입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를 만족시키게 데스 트랩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신성한 개입(데우스 엑스 마키나)>
이것은 극의 사건 진행 과정에서 도저히 해결될 수 없을 정도로 뒤틀어지고
비꼬인 문제가 파국(catastrophe) 직전
무대의 꼭대기에서 기계 장치를 타고 무대 바닥에 내려온 신의 대명(大命)에 의해 해결되는 기법입니다.
즉, 매우 급작스럽게 작중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정당화하는 사기적 캐릭터 또는
연출 요소 등을 일컫는 말. 요컨데 치트키 바로 그 자체입니다.
함부로 쓸 경우 이야기의 개연성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엿듣기>
전뇌코일에서는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 매우 핵심적인 정보를 얻어내는 데
이 방법이 쓰였습니다.
연애물에서는 주로 오해를 만들고, 오해를 푸는 에피소드 용으로 자주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들어서 도움이 되는 엿듣기와 들어서 시련이 되는 엿듣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엿듣기가 플롯 장치로서 사용될 때에는 고의적이었는지 우연의 일치였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메타픽션>
메타픽션의 한 종류로서 "액자식 구성"이라는 것도 있다. 우선 메타픽션은
"어떠한 픽션 안에 새로운 픽션이 들어가 있는 현상"을 통칭합니다.
예를 들자면 앞으로 나올 액셀월드를 생각하면 됩니다.
메타픽션에는 "픽션 안의 픽션"과 "픽션 안의 현실" 둘 다 들어갈 수 있습니다.
<수미상관>
사실 난 이걸 굳이 수미상관이라고 생각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애니에서 써먹은 사례로는
토라도라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내러티브 훅>
DTB의 내러티브 훅은 전형적으로 극적 액션을 이용한 방법이다. 소설에서는 주로 첫 문단을
의미하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따지면 넓게 봐서 1화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입니다.
① 극적인 액션 : 시작부터 화끈하게 몰아치는 액션을 이용해 독자를 몰입하게 하고,
결말을 궁금해하게 합니다.
다만 액션 중간 중간에 적절한 배경 설명을 위한 장치를 깔아 놓아야 합니다.
또 액션이 너무 강렬하면 오히려 독자가 진부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② 정의문 : 글의 첫머리를 "정의"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아인슈타인에 따르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은행의 복리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집의 파산은 복리법의 잘못이고, 복리법은 은행의 것이며, 그것의 강력함은 아인슈
타인이 확인하였으므로
우리 집의 불행은 아인슈타인 탓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우리 집 가구에 빨간 딱지가 붙여지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일상적이지 않은, 색다른 "정의"를 이용하여 독자의 흥미를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③ 메타픽션 or 액자식 구성 = 수미쌍관법 : 처음의 상황에서 회상을 하던 이야기를 하던
새로운 이야기로 빨리 전환하여독자가 본문에 몰입하게 하는 것이다.
옛날 판타지에서 자주 보던 "촌장 할아버지가 영웅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 주고,
몇 페이지 후에 진짜로 그 영웅의 이야기를 메타픽션으로 들려주는" 방식입니다.
④ 설정 폭로 : SF나 판타지일 경우, 그 근간이 되는 설정을 설명함으로써
독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설정은 듣기만 해도 뭔가 재미있고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플롯 쿠폰(맥거핀)>
최신작 중에서 이 플롯연출을 사용한 예로는 링고의 다이어리가 떠올랐습니다.
다이어리가 결국 불탔으니 맥거핀이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어쨋든 링고가 다이어리 없이도 사용을 했으므로, 플롯 쿠폰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플롯 생성기>
플롯 생성기는 두 개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작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편리하게
플롯을 짜게 해 주는 극중 장치와,
실제로 플롯을 랜덤생성해 주는 장치가 그 두 가지다.
도라에몽에서 도라에몽은 전형적인 플롯 제네레이터입니다.
그는 작가가 원하는 무엇이든지 제약없이 꺼냅니다.
<플롯 트위스트(플롯 비틀기)>
독자가 기대하고 있는 플롯의 전개를 비틀어 충격을 주는 방법입니다.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방법은 "거짓 범인"과 "거짓 주인공"인데,
추리 소설에서 잘못된 범인을 찾아 가다가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나,
처음에 나온 인물이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것 등이 있습니다.
소설의 마지막 플롯 포인트에서 플롯 트위스트가 일어나면
그것은 "트위스트 엔딩"(엔딩 비틀기)가 됩니다.